공산 전투와 관련된 지명들은 오늘날 대구광역시 일대에 흩어져 있다. 동구·북구·남구·수성구에 산재된 이 지명들은 주로 왕건이 피신한 장소를 중심으로 남아 있으며, 공산 전투의 전개 양상을 추측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물론 지명과 전설을 모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워낙 인지도가 높은 역사적 인물이었기에 실제보다 과장된 전설이 생겨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를 딛고 보다 명확한 역사의 실체를 만나기 위해서는 관련 지명과 전설들을 차분히 검토해서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먼저 '대왕재'라는 지명을 살펴본다. 대왕재는 현재 대구광역시 동구 공산동과 경상북도 칠곡군 동명면 가성리의 경계에 있는 고개이다. 해발 661m인 도덕산 아래에 위치한 대왕재는 신라를 구원하기 위해..